그는 어머니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는 인물을 보여주기 위해 바람이 휘몰아치는 장례식장에서
눈물을 펑펑 쏟는 창백한 청년을 묘사하는 수준 낮은 소설가와 비슷하다.
무덤가에서는 물론이고 그 후로도 몇 주일 동안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다가, 어느 날 저녁
영화관에서 나오는 길에 거리에서 어머니의 우산과 비슷한 우산을 쓴 여자를 보고
그제야 너무 커서오히려 실감이 나지 않았던 슬픔을 느끼고,
어머니를 잃고도 무감각했던 시간에 죄책감을 느끼며 혼잡한 길 한가운데서 울고 마는 인물을
그릴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다.
"너를 사랑한다는 건" 中
내가 적었던 글과 비슷한 내용인데 보통 형은 정말 세련되게도 적었다.....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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슬픔은 지각쟁이 (본인의 글) 중 발췌...
"1996년.. 그러니까 년도 끝자리와 학년 숫자가 같다고 좋아하던 (84,빠른85만 공감)
유효기간 1년남은 꼬꼬마 초등학교 6학년 시절..
그리고 그 해 정신이 아찔하도록 뜨거웠던 여름..
점심으로 된장찌개에 밥 한 공기 다 드신 할머니 돌아가시던 날
바로 그 순간, 나는 우리 집 밥통을 부여잡고 내 슬픔을 발산하려 했다.
결국 나온 것은 눈물 한 방울.. 뜨거운 전기밥솥과 대비되는 내 차가운 마음
이미 어른이라고, 이미 다 컸다고 착각하던 그 나이대 어린이 답게,
나는 감정도 없는 로봇 같은 놈이라고 스스로에게 화냈다.
할머니 장례식장에서도.. 나는 할머니에 대한 슬픔이 그 눈물 한방울로 다했다고 착각했다.
그리고 10일 정도 지난 어느날 밤 잠자리에 누워서 펑펑 울었다.
그 방에서 , 저 구석에서 날 안고 동화책 읽어주던 할머니.. 그 할머니가 이젠 없다는 사실이
그 때가 되어서야 실감이 났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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